일본의 초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입니다. 일본 초밥의 기원과 변천사를 나라시대부터 에도시대에 걸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초밥의 기원
일본 초밥의 기원은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에 초밥이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아(爾雅)라는 중국의 사전에는 당시 생선젓을 "초밥"이라고 기술하였습니다. 중국의 후한시대에는 소금과 쌀을 사용하여 발효시킨 초밥이 탄생하였습니다. 이후 삼국시대 이후부터 두 가지 형태의 초밥이 서로 혼동되기 시작하며 하나의 초밥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중국의 "초밥"은 명나라 시기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일본 초밥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독자적으로 발전하여 현재의 형태로 이어져 왔습니다.
초밥의 어원
초밥이라는 표기는 에도 토박이들이 만든 말로, 초밥(寿司)이라는 한자가 등장한 것은 에도시대에 들어서부터입니다. 초밥(寿司)이라는 말은 무슨 일에나 길흉을 점친다는 의미(寿を司る. ことぶきをつかさどる)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견해와 축하한다는 뜻의 말 (寿司. じゅし. よごと)에서 유래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나라시대(奈良時代)의 초밥
초밥의 초기 형태 나마 나레즈시(生 なれ寿司)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년)에는 나마 나레즈시(生なれずし)라는 초밥의 초기 형태가 등장하였습니다. 초기 일본의 초밥은 어패류를 소금과 쌀로 담가 발효시킨 보존식의 일종이었습니다. 일명 나레즈시(なれずし)로 시가현(滋賀県)의 명물 후나즈시(ふなずし)가 전형적인 예입니다. 초기의 초밥에서는 쌀은 먹지 않았습니다. 걸쭉해진 쌀은 덜어내고 붕어만 먹었습니다. 하지만 가마쿠라시대(鎌倉時代)와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에 이르러 쌀과 밥을 함께 먹게 되면서 초밥은 보존식에서 요리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이어 나마 나레즈시(生なれずし)를 발전시킨 형태로 잘게 자른 생선을 밥에 얹어 먹는 하코즈시(箱寿司)가 탄생합니다.
에도시대(江戸時代)의 초밥
에도시대 초기
에도시대(江戸時代1603년-1700년) 동안 초밥은 모양과 스타일에 큰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에도시대 초기에는 현재와는 다른 형태였습니다. 당시에는 축제 때나 특별한 날에 만들었고 생선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정교하게 잘라 밥 위에 올려서 만들었습니다. 이것을 '오마츠리 초밥'이라고 불리며 예술적인 면을 강조한 음식이었습니다.
에도시대 중기
에도시대 중기(1701년-1786년)에는 쌀 식초를 만들고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면서 새로운 종류의 하야즈시(はやずし)가 등장했습니다. 하야즈시는 빠른 초밥이라는 뜻으로 생선을 소금이나 식초에 조려서 밥과 함께 층층이 겹쳐 눌러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해서 몇 시간에서 하룻밤 정도를 두어 생선과 밥의 맛이 잘 배이게 한 후에 먹었습니다.
에도시대 후기
에도시대 후기(1787년-1868년)에는 니기리즈시(握り寿寺. にぎりずし)라는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습니다. 생선과 야채를 밥에 싸서 만든 것입니다. 초밥, 특히 니기리즈시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에도 시대 말기부터였습니다. 니기리즈시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와 가장 비슷합니다. 니기리는 '쥐다'라는 뜻으로 초밥 장인이 손으로 밥을 쥐어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생선이나 야채를 올린 형태입니다.
에도시대 후기 에도마에초밥(江戸前寿司) 등장
에도마에초밥이라고도 알려진 현재의 니기리즈시(握り寿司)는 에도 시대(江戸時代) 1810년에서 1830년 사이에 유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에도마에는 도쿄만 지역을 의미하며, 에도(현재의 도쿄)에 풍부했던 신선한 현지 재료를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니기리즈시의 탄생은 에도 출신의 초밥 요리사 '하나야 요헤에(花屋兵衛. はなやよへえ)'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식초를 넣은 밥과 신선한 생선 사이에 소량의 고추냉이를 넣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손으로 눌러 만든 니기리즈시를 만들어 당시에는 혁명적이었습니다.
패스드푸드 초밥과 배달의 유행
당시 초밥은 서민에게는 패스드푸드였고, 한편으로는 축하의 자리에 내놓는 맛있는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배달이나 포장마차가 성행하였고 에도시대의 초밥은 지금보다 훨씬 컸고 주먹밥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에도 시대의 초밥 재료는 보존이 가능한 초절임이나 간장으로 절이는 전통이었습니다. 문명의 개화를 거쳐 메이지 시대(明治時代)에 일본에서 얼음의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니기리즈시도 날 생선이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에도 특유의 향토음식이었던 초밥은 오사카 등 다른 지방에서는 반응이 별로였습니다. 참고로 오니기리(おにぎり)는 삼각형 원형의 주먹밥으로 니기리즈시(握りずし)보다 먼저 생겨난 음식입니다. 나라시대 혹은 나라시대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휴대하기 편하여 인기가 있었습니다.
다이쇼 시대(大正時代)의 초밥의 서양화
다이쇼 시대(1912년-1926년)에 들어서 서양식 문화가 일본으로 들어오면서 변화합니다. 초밥 업계에서도 가게에 테이블과 의자를 두고 1인분을 내는 식당식의 가게 나타났습니다. 관동 대지진이 도쿄를 덮치고 집과 가게를 잃은 초밥 장인들이 일본 전국에 흩어졌고 에도마에 초밥 가게를 열게 됩니다. 이것에 의해 전국에 보급되었습니다.
마치며
일본 초밥은 중국에서 나라시대에 전해진 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거쳐온 음식입니다. 나마 나레즈시의 등장, 에도시대의 스시와 주먹밥, 현재의 초밥과 흡사한 초밥의 창시자 하나야 요헤에의 등장, 그리고 회전초밥으로까지 현재까지도 일본 음식문화의 상징으로 일본 초밥의 매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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